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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은

MZ세대의 신경제학개론

욜로족은 가고 N잡러의 영끌개미가 온다

원래도 내 것이 아니었지만 더욱더 멀어진 내 집 마련의 꿈. 초 저금리 시대에  코로나까지, 시장과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침체되어 있다. 이 시대에 MZ 세대가 선택한 필살 생존법은 현실도피, 현재 진행의 욜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영혼까지 끌어모으는 동학 개미 운동이다. 그들은 어떻게 신 투자 인류가 되었을까?


티끌을 모으면 티끌로 남는다, 새로운 방법을 찾아서-


평생고용 공식이 깨진 지 오래된 불안정한 사회에서 밀레니얼은 당장의 주거문제가 고민이다. 끝도 없이 치솟는 집값에 열심히 묶어놓은 목돈은 초저금리로 제자리걸음만 못하다. 그렇게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던 시기, 폭락한 주식시장에 뛰어들며 동학 개미 운동은 전개되었다. 부동산보다 진입장벽과 기대 예산이 낮은 주식으로 사람들이 몰린 것. 올 상반기 신설된 증권계좌의 약 70%가 이들의 소유이다.


빠른 경제 성장으로 호황을 누렸던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유일한 세대가 된 2030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비대면 어플로 언제나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도 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한국에선 ‘동학 개미’, 중국에선 ‘청년 부추’, 미국에선 ‘로빈후드’로 통하는 2030 개인 투자자들의 활약은 어쩌면 세계적 성장 둔화의 결과일 수도 있겠다. 이들은 어디서 어떻게 자산관리를 배우는 걸까.


어렵고 허황된 이야기 말고 우리 모두 행동할 있는 공감 가는 가이드


Humphrey Yang의 틱톡 계정 @humphreytalks

틱톡으로 공유하는 경제 이야기가 있다. 숏폼 안에서 주식 이야기, 투자 경험담, 저축 챌린지까지 다 이루어지는데 반응은 선풍적이다. Humphrey Yang의 틱톡 계정은 97만의 팔로워를 거느리면서 개인 자산관리 콘텐츠계의 대형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포인트는 그 콘텐츠가 아주 짧고 쉽고 당장 실천할 수 있다는 것. 롤플레이로 상황을 만들어 실제 생활에서 돈을 아끼거나 현명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가르쳐준다. 유투브 계정도 있지만 10분 이상 소비하는 유투브보다 60초 안에 한 가지 팁을 얻어 가는 틱톡에서의 영향력이 더 큰 편. 

매주 신선한 경제뉴스를 메일함에 차곡차곡 배달해 주는 뉴스레터 서비스는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하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전달해 준다. 경제 미디어 어피티는 2018년에 시작해 2년 만에 구독자 7만을 달성했다. 어려운 금융의 세계를 주제별로 영화, 역사에 버무려 쉽게 풀었고 그 결과 꾸준히 입소문이 났다. ‘덮어놓고 쓰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신조로 서로의 소비생활을 점검하고 또래의 연봉 이야기를 공유하는 커뮤니티형 콘텐츠도 함께 게재하며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 적용하기 어렵고 딴 세상 이야기 같던 경제를 현실 적용 가능한 실마리로 해석해 주니 MZ세대가 열광하게 된 것이다. 


밀레니얼의 뉴스레터 : 굵직한 경제뉴스와 주식을 쉽게 풀어내는 어피티(좌), 부동산 상식과 이슈를 전하는 부딩(우)

부동산을 잘 모르는 부린이를 위해 시작된 부딩도 있다. 2030 사이의 뜨거운 감자, 청약 소식이나 주택정책을 소개하는 뉴스레터이다. 먼 미래의 것으로 여기게 되는 부동산을 지금의 주거와 연결 짓고 차근차근 내 집 마련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안내한다. 시그니처 다람쥐 캐릭터와 함께하다 보면 부동산 시장 돌아가는 생리에 눈에 뜨이게 된다는 후문이다. 


난다 긴다하는 사람들의 일타강의부터 아는 언니의 경험담까지 : 위에서부터 듣똑라의 워니, 14F의 아이돈케어, 신사임당의 경제 재테크 인터뷰

‘경알못’들은 유투브로 모인다. 유명한 자산 관리사의 일타 강의부터 옆집 언니 같은 밀레니얼 유투버들의 경험담까지 사례와 방법이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중앙일보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한 ‘듣똑라’, MBC의 모바일 뉴스 ‘14F’는 뉴 미디어 포맷으로 전통 매체가 재탄생한 채널이다. 뉴스, 이슈, 그 외 다양한 주제들을 콘텐츠로 풀어냈는데 각각 경제 이야기를 풀어낸 ‘워니’와 ‘아이돈케어’의 인기가 가장 높다. 워니는 10년 차 전후의 기자들이 모여 진행하는 만큼 시청하는 타겟층과 같은 입장에서 생활 속 절약 꿀팁, 초보들의 투자전략을 함께 이야기한다. 반면 자산관리사 유수진이 진행하는 아이돈케어는 경제를 멀리했던 지난날을 청산하는 사회 초년생 전용 잔소리 콘텐츠라고 할 수 있겠다. 후킹 하는 키워드로 100만 구독에 가까워진 신사임당은 본인 경험담을 비롯하여 현재는 경제활동의 다양성을 담은 인터뷰를 메인으로 하고 있다. 


고통스럽지 않고 롱런할 있는 방법을 택하는 세대


카카오 뱅크 26주 적금이 인기를 끌었던 것은 이자 때문이 아니다 - 이 상품 역시 이자는 아주 작고 소중하다. 기존의 적금과 다르게 자유도가 높고 적립금이 점차 커지는 참신한 형태로 장기 적금이 어려웠던 사람들에게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며 작은 성취를 맛보게 해 주었던 것 일뿐이다. 욜로에서 영끌개미로 방향을 틀었다고 이들 모두가 현재를 희생해서 일찍 은퇴하고 싶은 파이어족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삶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평생의 자산관리 습관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가족들을 위해서 더 허리띠를 졸라매고 희생하던 2030의 부모 세대와 다르게, MZ 세대는 경제적 자유를 얻어 원하는 분야에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자 오늘도 주춧돌을 쌓는다. 은퇴까지 죽도록 돈을 모으고 나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취미를 부업으로 활용하고 자기 계발을 위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병행하는 삶을 사는 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프로 N잡러들의 활약상 : '저 청소일 하는데요?'의 작가 김예지 (유투브 ' 요즘것들의 사생활' 인터뷰) 와 프리랜서 번역가+유투버 서메리

아끼고 모으는 것만큼 다른 수입원도 중요하다!

N잡 인생은 더 이상 프리랜서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저 청소일 하는데요?’의 작가 김예지는 돈 버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병행하고 있는 성공적 사례 중 하나이다. 미대를 나와 청소일을 선택하면서 겪은 일을 책으로 그려내 큰 사랑을 받았다. 책이 일명 대박이 난 후 그는 전업작가로 전향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셀 수 없이 들었다고. 현재 김예지 작가는 정말 하고 싶은 창작활동을 펼치며 청소일이 주는 안정적인 생활을 누린다. 투잡러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중이다. 


프리랜서 작가, 출판 번역가, 일러스트레이터, 유투버 등 여러 분야에 걸쳐있는 서메리, 본명 서유라는 최근 온라인 플랫폼에서 번역 수업까지 오픈했다. 직장생활을 청산하고 선택한 번역가의 삶이 유투브를 통해서 더욱 확장되고 외부에 어필하는 창구가 되었다고 전하는 그의 또 하나의 도전인 셈이다. 그 외에 숨고, 탈잉 같은 플랫폼을 통해 소소한 부수입을 올리는 사람들까지 헤아리면 이제 더 이상 N 잡은 마이너한 이야기가 아니다. 있던 직장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고용이 점점 유연 해지는 시대에서 어떻게든 생계의 책임을 다하고 그 와중에 꿈을 좇아 달려갈 수 있는 생존 방식이 바로 N잡이 된 것이 아닐까. 실제로 초보자들이 월 일정 수익을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창출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배민 커넥트나 번역 플랫폼을 통해서는 안정적인 부수입의 세계로 입문하기도 하니까.


사람이 먹고 살 있는 더욱 다양한 선택지가 도래하는 시대

먹고 사는 일은 모두의 관심사이다. 이전에는 주식러나 건물주가 불로소득을 올리는 듯, 돈을 좇으면 속물인 것처럼 취급하고 서로의 경제 사정을 수면 위로 올리는 것이 민감한 사안이었지만, 요즘엔 직장, 연봉부터 시작해서 투자와 부업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고 누구에게서나 배움을 얻는 분위기다. 더 적극적이고 포용적인 MZ세대의 태도와 더불어 경제 관련 콘텐츠 고급은 나날이 다각화되었다. 또한 이런저런 시도들이 차차 수익으로 실현되었고 그 경험담이 널리 공유되면서 사람들은 더 넓은 선택지를 갖게 되었다. 무조건 버티고 참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더 잘 맞고 재미있는 방향을 찾아 도전하는 2030. 그들이 만들어가는 사회는 더욱 다채로운 모습이 되지 않을까? 회사 체질이 아니었던 서메리가 꿈의 직업 ‘책덕’을 프로필에 추가할 수 있었던 것처럼. 



가지 공장


티끌은 모아도 티끌인 세상이지만 그 티끌의 방향을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의 삶. 쉽고 공감할 수 있는 가이드를 주는 채널이 젊은 개미들의 선택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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